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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똑같을 수 없는 존재, 게임: QA 테스터의 여정
끊임없이 진화하는 게임의 세계에서 변화는 꾸준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 변화하는 플레이어의 기대, 그리고 새로운 시장 트렌드는 지난 1970년대 소비자 환경에 처음 등장한 이후 비디오 게임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크게 변화시켰습니다.
게임은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러한 진화에 대해 좀 더 개인적인 관점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QA 테스터 게임 개발과 개선에 적극적으로 기여하면서, 저와 게임 간의 관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약 25년 전, 저는 처음으로 게임이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다만 플레이어는 제가 아니었죠. 형이 두 다리로 걷는 늙은 해적 고양이를 조종해 해적 개들을 향해 돌진하며 신비로운 부적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낡은 지도의 조각들을 모으는 동안, 저는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이 게임의 정체는 바로 1997년에 발매된 컬트 클래식 게임 Claw입니다. "무기 들어!", "총알이나 먹어라!", "풋내기들!", "마법의 발톱!"과 같은 그의 짧은 대사가 아직도 제 기억에 생생하네요. 5살짜리 아이가 이 게임에 꽂힌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몇 달 후, 형은 Diablo와 유사한 2D 판타지 RPG인 Dink Smallwood를 플레이했는데, 그 이후 지금도 200개 이상의 모드를 곁들여 매년 플레이하고 있으며, 지금도 여전히 제가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환상적인 아이디어로 가득했던 사춘기의 저는 언젠가 나만의 게임을 개발하겠노라 꿈꾸곤 했죠. 안타깝게도, 제 어린 시절 꿈 대부분은 어른들에게 부정당했고, 제 학업 역시 저를 다른 길로 이끌었습니다. 게임을 위안으로 삼았던 수년간의 고된 나날과 여러 산업 분야에서 몇 번의 불행한 업무 경험을 거친 후, 저는 마침내 2023년에 품질 보증(QA) 팀의 수습 테스트 엔지니어로서 PTW에 합류했습니다.
사무실에서의 첫날은 마치 수백 대의 PC와 콘솔, 그리고 약 수천 대의 컴퓨터가 있는 PC방에 떨어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근무 일주일 차, 저는 프로젝트 High on Life에 5번째 멤버로 추가되었습니다. 2023년 초에 출시되어 7월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이식된 신감각 FPS 게임이자 코미디 RPG 게임으로, 10월에 DLC High of Knife를 출시했죠.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몇 달 동안 저는 게임 테스팅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
하지만 게임 테스팅 과정은 마냥 좋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지루할 수도 있고, 짜증 날 수도 있으며,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극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 없이는 아무 것도 이뤄낼 수 없다는 점입니다. Super Mario 1 스테이지를 연속으로 1000번 플레이(테스트)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때로는 어처구니 없는 버그가 무더기로 발견되어 보고하는 등 재미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버그 수정 방법은 코드 변경에서부터 전체 기능 제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데, 모두 QA 테스터와 개발팀 간의 협업 과정이라 할 수 있죠.
그런 업무는 하는 동안, 집에서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제 초라한 노트북으로 게임을 하곤 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제가 어느덧 이미 출시된 게임들을 조금씩 테스트하고 있더군요! 게임을 하는 족족 버그를 찾거나 콘텐츠를 100% 확인하려고 했던 저는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니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는 대신, 시도 때도 없이 경계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세상으로부터 끝없이 추락할 수 있는지, 점원이 내게 무한한 돈을 줄 수 있는지, 강화로 일격필살의 무기를 제작할 수 있는지 등, 플레이한 모든 게임을 쉽게, 절대적으로,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망쳐 보려고 했습니다. 게임 개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좀 더 관리·행정·보조적인 역할을 맡았던 사람들은 이런 강박적 성향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사실을 깨달은 저는 QA 테스터 경력을 시작하기 전처럼, 다시는 게임을 있는 그대로 즐길 수 없다는 사실에 낙담했고,
그렇게 결국 게임을 쉬게 되었습니다.
몇 달 동안 게임이 잡히지 않았던 저는 다른 사람들의 게임 플레이를 시청했습니다. 게임을 하는 대신 게임을 테스트하려는 자신을 거부할 수 없다면, 여느 실제 게이머처럼 다른 사람들의 게임 플레이를 보는 것도 썩 괜찮았죠.
몇 게임 타이틀의 실황 영상을 본 후, 저는 Hellblade: Senua's Sacrifice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제 찜 목록에 있던 게임이죠. 영상을 본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저는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게임이 너무 몰입도 넘치고 매력적이어서 어떻게 해서든 반드시 플레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Plague Tale 시리즈가 떠올라서 다른 사람의 실황을 보는 것만으로는 통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Hellblade 파트 1으로 게임에 복귀합니다. 기껏해야 10시간 남짓한 대장정, 정신병을 견디는 누군가의 마음을 지나는 여행, 눈이 뜨이는 듯한 경험. 개발자이자 배급사 Ninja Theory의 열정이 담겼던 이 게임은 제 병의 치료제가 되었습니다.
물론 제 QA 테스터 인격은 게임에 막 개입하려고 했죠. 하지만 새로운 감상은 직접 게임을 즐기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사고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 이른바 게임 개발 수명 주기(GDLC)에 대해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스토리 작가들이 구상하고, 이어서 살아나는 아이디어. 거대한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개발자와 캐릭터 모델, 애니메이션, 아트워크 제작, 사용된 컬러 팔레트. 스크린 속 인물들에게 생명력과 감동을 불어넣는 성우들, 그리고 때때로 수반되는 모션 캡처. 전반적인 게임 경험에서 기억에 남아 플레이어에게 오랫동안 상기되는 사랑스러운 가상의 애완동물 또는 동물 동반자.
이 모든 요소에 대한 나의 사색, 한 메커니즘 속에 있는 이 거대한 속담 톱니바퀴들은 품고 있었던 그릇된 생각들로부터 저를 자유롭게 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중요한 동반자는 바로 제가 선택한 진로 QA고요!
앞서 Super Mario의 각 레벨을 1000번씩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을 텐데요, 이것은 GDLC 과정에서 필요 사항이 아닌 필수 사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Hellblade를 작업했을 QA 팀 역시 저나 제 동료들과 매우 비슷했겠죠. 우리 팀도 High on Life와 그 DLC를 테스트하고 품질 향상하는 데 일조했는데, 출시되고 나서 그 게임을 즐길 수 있어서 너무 뿌듯했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 팀은 레이싱 게임, 동물 병원 시뮬레이터, 2D Street Fighter류 게임, 앞서 해보기 중인 판타지 RPG 게임 등의 작업에도 참가했습니다.
치명적인 버그 없이 잘 다듬어진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 모두가 출시 전 게임에 들어간 시간과 수고를 이해해 주지는 않습니다. 관련된 당사자는 여러 명이지만 최종 제품은 게임, 단 하나뿐이니까요!
대부분의 플레이어에게 게임이란 취미, 오락 수단, 시간 죽이기 또는 현실로부터의 탈출 - 즉 항상 꿈꿔왔던 이세계입니다. 이 분야 중사자 대부분이 언급하지는 않지만, 저는 제 여정이 독특하지 않다고 자부합니다.
저에게 게임은 결코 똑같을 수 없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발전한 경험이 되니까요!